60초 후에도 계속된 대국민 사기극 10년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불안한 눈빛을 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 있다. 뜨거운 조명 아래, 사람들은 긴장과 더위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다. 그런 이들의 상태는 아랑곳없이 늘어선 수십 대의 카메라는 사람들의 흔들리는 동공, 긴장감으로 흐르는 땀방울, 떨리는 손가락이나 입술을 클로즈업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모든 상황의 칼자루를 쥔 진행자는 영원 같은 10여 분간 프로그램 이름, 무대에 서 있는 사람들 이름, 이들이 획득하게 될 상금 액수와 상품 등 이미 충분히 노출된 정보를 무의미하게 반복한다. 시청자의 참을성이 극에 달할 즈음 그가 마침내 외친다. 정원영의 음악에 담긴 슬픔과 아름다움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14 정원영 “결국 너는 떠나갔고/ 두려움은 없었네/ 가슴속에 물이 차고/ 숙제처럼 남겨져 하지만 나 두렵지 않았네/ 다만 긴 세월 흐른 뒤/ 바람도 차고 하늘도 얼어붙은 밤/ 그 밤이 지나도 해는 안 뜨고/ 세상은 어둠뿐일 때/ 니 곁에 아무도 없고/ 나도 거기 없다면/ 그게 두려워/ 너무 두려워.”-정원영의 ‘두려움은 없었네’ 중에서.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정원영이 올해 초에 발표한 곡 ‘두려움은 없었네’는 사랑과 이별에 관해 새로운 시선을 던져주는 노래이다. 대부분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총독부 지붕 능가한 아지노모토 광고탑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한국인은 언제부터 감칠맛 조미료 MSG를 먹었을까? 쉽게 말해 언제부터 미원을 먹었을까? 100년도 더 전부터다. 1908년 일본인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세계 최초로 MSG 합성에 성공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듬해인 1909년 MSG는 ‘아지노모토(味の素)’라는 상품명으로 일본에서 판매되기 시작한다. 1910년에는 타이완과 조선에서도 아지노모토가 판매되었다. 일본·타이완·한국 사람들은 MSG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이를 입에 넣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 셈이다. 아지노모토는 여러모로 낯선 상품이었다. 그전까지는 단맛, 신맛, 쓴맛, 짠 시사IN 제506호 - 검찰을 베다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캐리돌 만평 •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 포토IN/그도 편히 쉴 수 있을까 COVER STORY IN 검찰 개혁 재수, 이번엔 성공할까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개혁 실패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이번에는 검찰 개혁에 대한 여론의 분명한 인식이 있고, 대통령이 확실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 "공수처, 국회 통과하면 당장 할 수 있다" • 정희상의 인사이드/ "검찰·경찰·공수처가 서로 견제해야" ISSUE IN "... ‘엠넷’의 쇼는 계속된다 임지영 기자 문화‘엠넷’의 쇼는 계속된다3년 만에 돌아온 ‘탑밴드’ 시즌3 원더걸스의 유빈이 씨스타의 효린을 앞에 두고 리듬을 탔다. “보라고 여긴 없어 너의 씨스타. 래퍼란 타이틀은 소유 못해. 가사도 못 쓰잖아. JYP에서 잘리고 난 뒤 잘돼서 축하해. 그때 왜 잘렸는지 알아? 알아서 추측해.” 효린도 지지 않고 랩을 받았다. “(가슴을 추켜올리며) 견딜 만해 이런 시연이의 노래, 예슬이의 구두 전혜원 기자 “안녕. 지금은 2014년 4월11일. 얘들아, 인사 한 번씩 해.” “누구한테야?” “우리 미래의 핸드폰.” 앳된 얼굴을 한 여학생들이 카메라 렌즈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고, 볼 한쪽을 손바닥으로 가린다. “반가워. 나중에 이게 흑역사가 되겠지?” ‘10년 후’를 이야기하는 아이들에게선 까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육체의 이야기를 들어봐 정리 고재열·임지영 기자 전시 〈Cosmic Dancer〉고요한 격렬함 인터뷰집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를 낸 월간지 〈바자〉 김경 기자의 목표는 수많은 인터뷰이 중에서 평생 배필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10년 넘게 인터뷰를 해오던 그녀가 선택한 인터뷰이가 바로 화가 지용현씨다. 수줍은 소년 같은 지씨에 반해 미련 없이 사 불행을 겨루는 사회 박권일 (〈88만원 세대〉 공저자) 역시 대세는 서바이벌 오디션일까? 통합진보당의 청년 비례대표 선출 방식의 명칭은 ‘위대한 진출’이다. MBC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가져다 쓴 것이다. 기자회견장에 들고 나온 피켓에 그려진 로고까지 〈위대한 탄생〉과 거의 똑같다. 통합진보당은 “‘위대한 진출’은 핵심 MB맨이 박근혜 변호한 뜻은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모르는 척, 아닌 척 숨지 말라.”2월15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한 말. 지난 4년간 MB 정권의 ‘조수석’에 앉아 있었으니 책임을 피하지 말라는 말인데…. 한 대표에게 그대로 돌려줘도 손색없겠다. 일단 ‘착한 FTA&rsqu ‘K팝스타’에는 ‘진짜’가 나온다 고재열 기자/김지혜 인턴기자 영원한 강자는 없다. 케이블 채널 Mnet에서 서바이벌 가수 오디션이 시작된 건 2009년이었다. 〈슈퍼스타 K〉는 14.6%라는, 케이블 채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찍었다. 그 뒤 우후죽순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소극적이던 공중파 방송도 앞을 다투어 경쟁에 합류했다. 그중 MBC 〈위대한 탄생〉은 지금 시즌2를 진 ‘엑스맨’이 연상시키는 영웅은 흑인?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마블 코믹스의 만화 〈엑스맨〉은 1963년에 처음 발표됐다. 흑인 민권운동이 한창이던 그 무렵, 백인에게 배척당한 흑인 형제들이 인간에게 배척당한 돌연변이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때다. 원작자 스탠 리도 굳이 그런 은유와 상징의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공식 장일호 기자 MBC 〈위대한 탄생〉(〈위탄〉)의 최종 무대에 오르게 된 ‘톱 3’ 중 한 명인 셰인의 게릴라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던 하루 전날(5월16일), 셰인의 팬 카페에는 게릴라 콘서트 참가 신청 공지가 올라왔다. 카페 매니저는 “제작진이 셰인의 출연을 환호해주고 응원해줄 팬들이 필요하다고 한다”라며 팬 카페 회원 20~30명을 모집했다. “학교를 돌아다니며 (게 ‘나는 가수다’가 바꾼 음악시장 판도 차형석 기자 “이 프로그램은 특이하다. 보고 나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자신이 받은 정서적 임팩트를 누군가와 얘기하고 공유하고 싶어진다. 이런 예능은 없었다. 자기가 받은 감정을 확인하고 싶어진다.” 5월18일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밝힌, 〈나는 가수다〉(〈나가수〉)에 대한 총평이다.애초에 방송 전부터 이러니저러니 말이 많 수십 억대 PD 스카우트 전쟁의 막전막후 고재열 기자 방송가가 술렁인다. PD들의 이적 열풍 때문이다. MBC에서 여운혁·임정아·성치경 PD가 종합편성채널로 옮기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KBS에서도 김석윤·김시규·김석현·조승욱 PD 등이 역시 같은 이유로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 9개나 되는데… 허지웅 (칼럼니스트) 이 나라의 유력한 문화 담론 생산 주체는 더 이상 영화나 음악·문학 따위가 아니라 텔레비전 예능이다. 그리고 서바이벌과 오디션이라는 키워드가 바로 그 예능의 가장 치열한 전선이자 첨단이다. 트위터는 ‘위탄’보다 ‘슈스케’가 좋아? 고재열 기자 지난해 아이돌 걸 그룹 열풍에 이어 올해는 오디션 열풍이 방송가를 덮쳤다. 그야말로 ‘모든 프로그램은 오디션으로 통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프로그램 포맷이 되었다. 최고 독설가 2위는 신해철, 1위는? 고재열 기자 독설이 풍년인 시대다. 〈슈퍼스타K 2〉 〈위대한 탄생〉 〈신입사원〉 등 텔레비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독설가들이 물을 만났다. 왕비호·김구라에 이어 이승철·방시혁·박완규 등이 독설가로 각광받고 있다. ‘좌초’ 자초한 〈나는 가수다〉 고재열 기자 MBC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관련 논란을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깔끔하게 정리했다. “(재도전 제안을) 제작진이 거절했다면 김건모는 쿨하고, 김제동은 착하고, 이소라는 섬세하고, 제작진은 단호하게 보일 수 있었다. 김재철 사장 취임 후 MBC에서는… 고제규 기자 작년 2월8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사퇴 압력을 받던 엄기영 MBC 사장(아래 사진)이 물러났다. 2월26일 방문진은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을 MBC 사장으로 임명했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하며 3월2일 김 사장의 첫 출근을 막았다(아래 사진). 김 사장은 다음 날 주차장에 천막 집무실을 차렸다. 3월 ‘큰집 조인트’ 발언 파문으로 김우룡 연예인 서바이벌에서 ‘전 국민 서바이벌’로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오디션이라는 형식은 새로운 뮤지션이나 배우·댄서·모델 등에 언제나 목이 마른 쇼 비즈니스계와 예술계의 오래된 선발 방식이다. 수천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발탁된 이들은 ‘뉴 페이스’로 소개됨으로써 공연 자체의 흥행을 돕기도 하고, 오래된 레퍼토리를 신선하게 만드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쇼 비즈니스계 진출을 꿈꾸는 무명 예술가에게는 단번에 스타가 될 수 더보기